잊혀지지 않는 가슴 아린 사랑 이야기, 첨밀밀
단 하나의 사랑이야기
주인공인 여명이 연기한 여소군이 커다란 짐을 가지고 어떤 도시에 도착하는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합니다. 돈을 벌기 위해 막 홍콩으로 온 여소군은 포주로 일하는 고모의 집에 찾아가 살게 되고 거기서 소개로 일자리도 구합니다. 시골에서 온 남자 주인공은 홍콩의 도시의 화려함에 도취되어있습니다.
그러다가 찾아가게 된 맥도널드에서 처음으로 장만옥이 연기한 이요를 만나고 영어학원도 소개받게 됩니다. 이요가 청소일을 하며 몰래 도강을 하고 있던 영어학원에 소개비를 받기 위해 여소군을 데려다준 것입니다. 하지만 여소군은 이요가 고마웠는지 아니면 이요에게 반했는지 자신의 자전거로 이요를 바래다줍니다. (함께 자전거에 타고 주제곡을 부르는 이 장면은 후에 여러 패러디가 나올 정도로 명장면이 됩니다.)
이요는 왜인지는 모르지만 돈 모으는 것에 혈안이 되어있고 여소군은 그런 이요를 돕기도 하고 이용도 당하며 만남을 이어갑니다. 이요가 등려군의 노래 테이프를 파는 일을 벌였다가 잘 되지 않은 날 이요와 여소군은 이야기를 나누고 여소군은 이요가 자신의 고향도 속이고 여소군을 이용하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모른척하고 당해주지 않으면 이요가 자신을 떠나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서 모른척하고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런 여소군에게 이요는 자신도 사실 홍콩에 친구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날 이후 둘의 관계는 더더욱 가까워지게 되고 남과 여의 관계로 발전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소군에게는 고향에 약혼녀 소정이 있었습니다. 여소군은 이요와 소정 둘 다와의 관계를 이어가고 이요에게 소정에 대한 얘기를 하는 등 애매한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이요는 개의치 않습니다 이요에게는 큰 꿈이 있고 그것만을 위해 달려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부자가 되어 자신은 홍콩에 정착하고 고향에 있는 어머니에게는 집을 사드리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요는 주식으로 모은 전재산을 잃게 되고 다시 돈을 모으기 위해 안마하는 곳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그곳에는 사채업자 구양 표라는 고객이 있었고 그는 이요에게 반하게 됩니다.
모든 것이 불투명한 미래에 이요는 지쳐있었고 그 와중에 여소군은 소정에게 줄 선물을 고르러 가자고 하더니 소정에게 보낼 선물과 똑같은 팔찌를 이요에게 줍니다. 이요는 폭발하고 이제 여소군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자신의 미래만 생각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여소군 또한 고민 끝에 이요의 호출기에 바이 바이라고 한마디를 남기고 둘의 관계는 끝나게 됩니다.
몇 년 후 여소군은 소정과 결혼하게 되고 결혼 전 축하파티에는 이요와 이요의 남편 구양 표가 참석해 다시 재회하게 됩니다. 둘은 흔들리지만 속마음을 애써 모른척합니다.
웨딩샵을 하는 이요가 소정과 여소군의 결혼을 도와주게 되면서 둘은 더욱 자주 마주치게 되고 둘은 숨기기 힘들 정도로 서로를 향한 마음이 커지게 됩니다. 서로의 마음을 다시 확인하고 이요가 집에 돌아오자 집안은 아수라장이 되어있고 남편 구양 표는 사건이 생겨 외국으로 떠난다는 문자를 남겨놓았습니다. 구양 표가 떠나기 전 이요는 부두에 찾아가 구양 표를 만나게 되고 구양 표에게 자신의 변심을 고백하려 하지만 구양 표는 오히려 오히려 괜찮다며 이요를 위로해줍니다. 자신에게 그토록 큰 사랑을 준 구양 표를 버릴 수 없어 이요는 모든 것을 뒤로하고 그 길로 구양 표와 함께 떠납니다. 여소군은 홀로 돌아와 소정에게 그간의 모든 일과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고 이별을 택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어 미국으로 떠납니다.
3년 뒤 여소군은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며 미국에 적응해 살며 때때로 이요를 그리워하며 살고 있고, 이요와 구양 표도 이곳저곳을 떠돌다 뉴욕에 정착하려 하고 있습니다. 둘은 미국에서 다시 만나게 됐을까요?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요?
지금 봐도 감동적인 명화 첨밀밀은?
1997년 개봉작으로 러닝타임은 118분입니다. 진가신 감독이 연출하고 여명이 소군 역 장만옥이 이요역을 맡아 연기하였습니다. 등려군이 부른 월량대표아적심이라는 영화 주제곡과 함께 90년대 말 대 성공을 거둔 홍콩영화입니다. 네이버 영화 평점 9.14, 로튼토마토 오디언스 평가점수 92%이며 현재까지도 많은 분들이 가장 좋아하는 로맨스 영화로 첨밀밀을 꼽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명작입니다.
시간 지나 다시 보면 더 빛이 나는 첨밀밀
제가 해외에 살게 되고 1년쯤 지났을 때 처음 첨밀밀을 보았습니다. 홍콩영화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직접 찾아보지는 않고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다 시청하고 나서 이 영화를 못 봤으면 어쩔뻔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습니다. 30대가 되어 다시 본 첨밀밀은 또 다른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처음에 봤을 때는 사랑과 이별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어 보았다면 몇 년 후에 다시 보니 영화 초반부의 여소군과 이요가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젊은 시절의 삶과 사랑, 영화 후반부의 풋풋한 사랑도 지나가고 화려한 젊음도 지나간 진짜 어른이 되어 홀로 살아가는 삶의 대비가 인상 깊었습니다. 후반부의 여소군과 이요의 쓸쓸함이 저에게도 느껴지고 20대의 활기 있던 삶이 그립기도 하고 복잡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첨밀밀을 재미있게 보셨다면 몇 년 후에 다시 보시기를 꼭 추천드립니다. 몇 년 후에는 또 무엇을 느끼게 될지 저도 몇 년 후 다시 시청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