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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클라우드 아틀라스, 헐리웃 영화에서 본 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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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러닝타임과 복잡한 구조로 종종 워쇼스키 자매 감독의 망작으로 불리는 클라우드 아틀라스 영화 리뷰입니다. 사실 저는 굉장히 재미있고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역시 다른 사람들의 영화 평만 보고 영화를 판단하며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워쇼스키 자매 감독이 보여준 영화의 세계관 중 가장 좋았습니다. 물론 러닝타임이 너무 길어서 한 번에 몰아서 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중세부터 2321년까지, 시간을 관통하는 거대한 운명

톰 행크스 주연의 이영화는 6개의 각기 다른 시대의 각기 다른 스토리가 교차되면서 최종적으로 하나의 관통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양 감독이 연출한 영화에서 불교의 윤회사상과 연기설에 관한 세계관을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 영화를 보고 관심 없던 불교사상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을 정도로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2144년의 스토리는 심지어 배경이 서울이라서 반가웠습니다.) 감독의 다른 작품을 봐도 그렇고 감독들이 동양철학에 관심이 깊은 듯싶습니다.

스토리가 복잡해서 내용 전부를 요약하기는 어렵지만 간략히 여섯 개의 스토리를 적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각각의 여섯 개의 스토리에 나온 인물들은 다른 스토리에 영향을 주면서 전개됩니다.

 

첫 번째 스토리

1849년, 귀족 변호사 어윙은 노예계약 체결을 위해 한 섬에 가게 됩니다. 그 섬에 살던 못된 의사는 어윙을 돈을 가로채려고 어윙을 독살하려 합니다. 어윙은 헨리라는 한 흑인 노예 헨리를 만나고 헨리에게 도움을 줍니다. 의사의 계략으로 위독해진 어윙은 헨리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게됩니다. 그 후 어윙은 노예제도를 불합리함을 느끼고 자신이 받은 노예계약서를 태우고 노예제도 폐지를 위해 힘씁니다.

두 번째 스토리

1936년, 유명 작곡가의 밑에서 비서로 일하는 무명 작곡가 프로비셔는 동성애자입니다. 어느 날 프로비셔는 '클라우드 아틀라스 6중주'라는 아름다운 음악을 작곡하게 되고 이곡을 가로채고 싶었던 유명 작곡가는 프로비셔의 성 정체성을 폭로하겠다고 협박을 이어갑니다. 참다못한 프로비셔는 유명 작곡가를 죽이고 도망 다니다가 연인에게 편지를 남긴 후 자신도 생을 달리합니다.

세 번째 스토리

1974년, 기자인 레이는 어떤 제보를 받고 한 원자력 발전소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조사에 대해 도움을 줬던 제보자들이 누군가에게 살해를 당하지만 협박에도 불구하고 조사를 계속 이어나갑니다. 결국 레이는 정유회사에 이득을 주기 위해 원자력발전소의 사장이 발전소에 고의로 사고를 일으킬 계획에 대해서 알게 되고 기사로 발표합니다.

네 번째 스토리

2012년,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던 티모시는 자신이 출판한 작가의 책이 유명해지면서 성공의 문턱 앞에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작가의 형제들이 돈을 요구하며 협박을 하고 티모시는 부자 형에게 가서 도움을 요청합니다. 티모시의 생각과 달리 티모시를 싫어하던 형은 자신이 운영하던 요양원에 강제로 티모시를 가둬버립니다. 티모시는 우여곡절 끝에 요양원 사람들과 함께 그곳을 가까스로 탈출하고 훗날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써서 출판합니다.

다섯 번째 스토리

2144년의 서울, 손미 451은 음식점 서빙용 복제인간으로 소모품 취급을 받으며 반복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느 날 동료 중 한 명이 바깥세상으로 탈출을 시도하다 폐기되게 되고 손미는 혜주라는 혁명단체 사람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탈출합니다. 그리고 복제인간을 물건처럼 쓰고 버리는 세상에 대한 혁명운동에 참여하다가 잡혀 사형에 처합니다.

여섯 번째 스토리

2321년, 화려한 발전을 해왔던 인류의 문명은 파괴되어 사람들은 원시시대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였고 남아있는 사람들은 식인종인 코나족에게 매일 위협을 당하며 손미를 신으로 믿으며 살아갑니다. 과학기술을 사용할 줄 아는 프레션트의 도움으로 코나족을 물리치고 새로운 행성으로 탈출한 자크리는 그 행성의 아이들에게 지구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워낙 복잡한 스토리였기 때문에 감독의 의도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제가 생각한 영화의 메시지를 요약하면 이것이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생을 반복하며 우리가 살아가며 만든 미래에서 다시 만나고, 그 미래에서 또다시 함께 미래를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현생 안에서 모든 것이 뚜렷이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는 자신의 삶을 최선을 다해서, 그리고 선한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 악에 대해서는 바로잡아야 한다."

영화가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흥미로웠습니다. 한 가지 흠을 잡자면 집중해서 잘 보다가도 서양배우들이 동양인 분장을 한 모습이 나올 때마다 몰입도가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윤회를 표현하기 위해 한 배우가 인종을 넘나들며 다른 시대에 살고 있는 내용은 좋았으나 그 분장이 최선이었던 것인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생각에 잠기고 싶은 주말에 혼자 조용히 시청하기 좋은 영화였습니다.

여섯 개의 이야기 중에서는 배두나 배우가 출연한 다섯 번째 스토리가 인상 깊었습니다. 서울을 배경으로 한국 배우가 나와서이기도 했지만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 중 손미가 깨우치고 혁명에 참여해 진정한 인간으로 살게 되는 이야기가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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