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어스 카니예는 넷플릭스에서 2월 16일 공개한 따끈따끈한 신작 다큐멘터리 시리즈로 카니예 웨스트가 래퍼로 데뷔전 그의 재능을 알아본 감독이 카니예 웨스트의 성공을 예상하고 20년간 찍어놓은 다큐멘터리입니다. 넷플릭스가 3천만 달러에 이 다큐멘터리를 샀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었습니다. 많은 카니예 웨스트와 힙합팬들의 기대를 한껏 받던 다큐멘터리 첫 화가 드디어 공개되었습니다.
시즌1: 1화 "1막:비전"
쿠디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활동하면서 시카고의 힙합 아티스트들을 다루는 방송 '채널 제로'를 만들다가 카니예 웨스트를 만납니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그는 자신의 커리어를 모두 그만두고 카니예 웨스트를 따라서 뉴욕으로 가 이 다큐멘터리를 찍기 시작했습니다.
뉴욕에서의 도전
카니예 웨스트는 자신의 곡으로 래퍼로서의 데뷔를 꿈꾸며 뉴욕에서 활동을 시작합니다. 자신의 곡도 있고 실력도 있고 음악에 대한 철학도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듀서로 먼저 음악을 시작한 카니예는 떠오르는 프로듀서라는 타이틀로만 인정을 받고 본인의 앨범을 발매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라커펠러 레코드의 아티스트들을 위해 비트를 만들어주며 본인에게도 기회가 오기를 바라지만 라커펠러 사람들은 카니예 웨스트의 비트만을 원하는 듯 보입니다. 어떤 분야던 그렇겠지만 꿈 많고 재능 있는 어린 카니예 웨스트를 이용하려는 사람들도 넘쳐납니다.
전설의 곡 "All falls down"을 라커펠러 사무실 사람 한 명 한 명 찾아다니며 들려주는 어린 카니예 웨스트의 모습이 담긴 장면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카니예는 라커펠러뿐만 아니라 다른 레코드사들에게도 많은 연락을 하지만 계약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카니예 웨스트의 감수성을 보여준 장면들
시카고의 한 라디오 스테이션에서 주최하는 뮤직 콘퍼런스에 초대된 카니예는 프로듀서로서 성공해 고향을 방문하지만 그곳에서는 사소한 오해로 존경하고 가까운 사이였던 뮤지션 더그에게 공개적을 디스를 당합니다. 오해는 풀렸지만 카니예의 상처받은 표정이 많이 보였습니다. 카니예 웨스트의 섬세한 감수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바로 그날 밤 그가 엄마의 집에 가서 엄마와 하는 대화 장면은 아이처럼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엄마가 굉장히 좋은 사람 같았고 사랑과 믿음으로 카니예 웨스트를 키운 것 같았습니다. 모자 관계도 좋아 보여 보기 좋았습니다. 카니예 웨스트가 다른 유혹에 빠지지 않고 음악에만 열정을 가지며 자랄 수 있었던 이유가 어머니인 것 같습니다.
신인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MTV 'You hear it first'에 출연한 카니예 웨스트는 자신과 자신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그날 밤 드디어 아티스트로서 라커펠러 레코드와 계약을 하자는 전화를 받습니다. 계약서에 사인하기 전 뭉클해하며 기도를 하는 카니예의 모습도 인상 깊었습니다.
명대사들
"전설이 되는 순간 헤이터가 꼬인다는 거지, 미움받으면서도 해내는 것 그게 전설이 위대한 이유야."
라커펠러 레코드의 Memphis Bleek이 한 장면에서 하는 말이었는데 훗날 이것은 카니예 웨스트의 이야기가 된다는 것을 그 당시 그는 몰랐을 겁니다.
"음악이 곧 나야, 음악이 나를 대변하는 게 아니라 음악이 인생 그 자체라고."
"차 뽑기 전에는 기차 타러 역으로 걸어가면서 그래미 연설을 연습하곤 했어요."
카니예 웨스트가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한 말들입니다.
프로듀서로 먼저 성공했고 그것으로 인해 얻은 명성과 인맥들, 그리고 재능까지 있는 아티스트가 결국 래퍼로 성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이 다큐멘터리에서 나오는 장면 장면들이 지금의 카니예 웨스트는 저절로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꿈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가는 순수한 청년 그 자체였던 카니예 웨스트는 제가 상상했던 래퍼의 모습과는 달라서 좋았고 배울 점이 아주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힙합팬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 보면 좋을 동기부여가 많이 되는 다큐멘터리였습니다.
카니예 웨스트가 주인공인 다큐멘터리라서 미화된 면이 없지 않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영상 속 카니예 웨스트는 재능과 노력, 긍정적인 태도, 작은 성공에 안주하지 않는 마인드, 허세 없는 진솔함, 적극적인 자세,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줄 아는 명석함까지 여느 자기 계발서에 나올법한 면면들을 두루 갖추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감독인 쿠디가 말했듯이 자기 자신을 향한 믿음이 워낙 단단해서 자신의 성공을 믿어 의심치 않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 힙합팬으로서 개인적으로 'Jesus Walks', 'All falls down', 'Family Business' 등 예전의 명곡들을 오랜만에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JAY-Z, 비욘세, 퍼렐 윌리엄스의 예전 모습들도 살짝 나와 반가웠습니다.
카니예 웨스트만큼이나 이 다큐멘터리에서 대단하다 느꼈던 인물은 감독인 쿠디입니다. 아무리 재능 있는 누군가를 만났다고 하더라도 그 성공이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다큐멘터리를 촬영할 결심을 하고 실행에 옮겼다는 것이 참 비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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