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각성제'는 넷플리스 다큐멘터리로 2018년에 나온 작품입니다. 흥미로운 내용인데 이제야 시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암페타민 성분의 애더럴이라는 약품에 관한 다큐멘터리로 미국 사회의 약물 오남용의 현실과 부작용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젊은이들이 애더럴을 바라보는 관점이 보통의 한국인인 저에게 흥미로웠습니다.
슈퍼맨이 되는 파란색 치료제
성공 지향적인 사회에서 경쟁은 필수적인 만큼 치열하기로 소문난 미국대학교 학생들이 날이 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자주 복용하는 약이 있다고 합니다. 그것이 바로 이 다큐멘터리의 주인공 애더럴입니다. 애더럴은 대학생뿐만 아니라 프로 운동선수, 증권가 직원, 프로그래머 등 다양한 사람들이 복용하며 그들은 모두 경쟁에서 이기고 싶은 자들입니다.
초반에는 애더럴 사용자들의 인터뷰가 나오는데 자신들이 느꼈던 효과와 그것이 얼마나 자신들의 학업과 업무에 도움을 주었는지를 말합니다. 그래서 약물의 부작용을 다루는 다큐가 아니라 신비한 약물을 소개하는 다큐인가? 하고 더욱 집중하여 보았습니다. 초반에 사용자들은 집중력, 행복감, 자신감등을 얻고 일을 더 성실하게 해낼 수 있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슈퍼맨 각성제로 나오는 이 약물의 성분은 어떤 연구자가 비강 치료제를 만들다가 실험하는 과정에서 사이드 이펙트로 행복감, 자신감등을 직접 경험하고 미국 제약회사를 통해 널리 알려져 과거에는 우울증 치료제, 월경증후군 치료제등으로 쉽게 처방받는 약물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워낙 오남용 및 중독 문제가 많아져 뒤늦게 규제약물로 분류되었습니다. 요즘에는 미국 ADHD 환자에게 주로 처방되는데 가벼운 집중력 장애에도 ADHD라는 처방을 내리며 아이들에게도 복용량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처방되지 않습니다.
슈퍼맨 사회에서의 공정과 불공정
사실 애더럴의 주성분인 암페타민은 메스암페타민 성분의 필로폰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합니다. 두 약물 모두 신경을 자극해 도파민 수치를 높이는 작용을 합니다. 미국 사회에서 하층민들은 덜 정제되고 더 위험한 메스암페타민을 복용하고 처방받을 주치의가 있는 상류층들은 더 정제되고 덜 위험한 암페타민을 복용한다고 다큐멘터리에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다큐멘터리 후반부에는 ADHD 치료제로 사용되어야 할 에더럴을 학업성취도를 올리기 위해 혹은 말을 잘 듣는 아이로 만들기 위해 ADHD가 아닌 아이들에게 사용하는 어른들의 모습들도 집중 조명합니다. 도파민 수치를 조절하는 기능 때문에 장기적으로 남용할 경우에는 다양한 부작용이 있음에도 모든 것을 빨리빨리 쉽게 쉽게 해야 하는 사회에서 가장 좋은 옵션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각성제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산업이 각광받고 있다고 합니다. 다큐를 다 보고 나서 '무엇을 위해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성제 복용을 하는 사용자들의 인터뷰를 보면 자신의 행복이 아닌 이기기 위해서, 또는 성과를 위해서라는 이유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인간이 부품화 된 경쟁사회에서 더 나은 부품이 되어야만 하는 사람들과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준 다큐멘터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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