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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버닝, 종수는 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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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버닝은 이창동 감독이 연출하고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 배우가 주연을 맡은 2018년 개봉작입니다. 칸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었으며 국내외 평론가와 관객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고 지금까지도 여러 가지 영화에 대한 해석으로 논란을 낳고 있는 작품입니다.

 

 

버닝 줄거리

종수와 해미, 그리고 벤의 만남
배달 일을 하러 간 종수는 내레이터 모델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과거 동네 친구 해미를 만납니다. 종수는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며 소설을 쓰고 있다고 근황을 전하고 종수에게 먼저 아는 척을 한 해미는 종수에게 함께 술을 마시자고 합니다. 함께 술을 마시며 해미는 아프리카 여행을 간 동안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 밥을 줘달라고 부탁합니다.

그 후 종수는 보일이라는 고양이를 소개받을 겸 해미의 집에 들르고 해미의 집에서 둘은 사랑을 나눕니다. 해미는 곧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났고 종수는 파주집에 남아있던 아버지의 트럭을 타고 해미의 집에 가끔 오가며 고양이 보일이의 밥을 챙겨줍니다. 어느 날 해미에게 전화가 오고 내일 한국 도착이니 공항으로 나와달라고 부탁합니다 공항으로 나간 종수는 해미와 함께 벤을 만납니다. 해미와 벤은 나이로비 공항에 3일 동안 함께 갇혀있던 사이라고 소개를 하고 해미는 함께 곱창전골을 먹으러 가자고 합니다. 종수가 몰고 온 트럭을 타고 셋은 함께 곱창전골집으로 이동해 술을 마십니다. 

 

개츠비 같은 사람, 벤

해미가 아프리카에서 노을을 보며 눈물 흘린 이야기를 하면서 또다시 눈물을 흘리자 벤은 자신은 눈물을 흘려본 적이 없다며 사람이 눈물 흘리는 것이 신기하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종수는 벤에게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묻고 벤은 간단히 말해 노는 게 일이라고 말하며 종수가 소설을 쓴다고 하니 나중에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고 합니다. 식당에서 나와보니 벤의 포르셰 자동차가 기다리고 있고 해미는 벤의 차를 타고 갑니다. 며칠 후 해미의 전화를 받고 나간 카페에는 벤이 함께 있습니다. 거기서 벤은 해미의 손금을 봐주고 해미에게 마음의 돌이 있다고 합니다. 마음의 돌이 있어서 맛있는 것을 먹어도 맛이 없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도 좋다고 말 못 한다고 하며 돌을 빼주겠다며 돌로 마술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자기는 재미있으면 뭐든지 한다고 합니다. 그 후 벤의 집으로 자리를 옮겨 벤은 파스타 요리를 하고 종수와 해미는 발코니에서 대화를 나눕니다. 종수는 벤이 뭐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는데 돈은 많은 젊은 사람, 개츠비 같은 사람이라 지칭하며 개츠비들이 한국에 너무 많다고 말합니다. 저녁이 되자 벤의 친구들 모임에도 함께 참석합니다. 모임에서 해미는 리틀 헝거와 그레이트 헝거의 춤을 추고 민망한 분위기가 조성됩니다. 벤도 함께 하품을 하고 지켜봅니다.

 

파주집에서의 좋은 날

며칠 후 해미는 갑자기 전화를 해 벤과 함께 종수의 집에 가고 있고 금방 도착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해미는 종수의 집에 도착해 자신이 살던 집은 없어져서 아쉽다고 말하며 7살 때 집 옆에 우물에 빠졌었는데 종수가 자신을 구해줬다고 말합니다. 셋은 함께 노을을 보며 와인을 마시고 해미는 오늘이 제일 좋은 날 같다고 말합니다. 취한 해미는 갑자기 노을을 바라보며 상의를 벗고 날아가는 새 팬터마임을 하다가 울음을 터뜨립니다. 해미는 잠들고 벤과 종수는 이야기를 나눕니다. 종수는 자신은 아버지가 싫다며 아버지는 분노조절장애이고 그것 때문에 엄마가 집을 나갔고 아버지가 시켜서 엄마의 옷을 태웠었다고 벤에게 말합니다. 그러자 벤은 자신은 비닐하우스를 태우는 취미가 있다고 두 달에 한 번쯤 비닐하우스를 태운다고 말합니다. 이번에 태울 비닐하우스도 정해졌다면서 오늘 사실 사전답사를 온 것이라 말하며 아주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고 합니다. 종수는 해미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자 벤은 웃음을 터뜨립니다. 그때 해미가 깨어나 나옵니다. 해미와 벤이 떠나기 전 종수는 해미가 남자들 앞에서 옷을 함부로 벗는다며 해미에게 심한 말을 하고 벤과 해미는 함께 떠납니다. 그날 밤 종수는 물에 젖은 남자아이가 타는 비닐하우스 앞에 서있는 꿈을 꿉니다. 그날부터 해미는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해미의 실종

종수는 혹시나 싶어 집 근처 버려진 비닐하우스에 찾아가 보지만 그곳에선 아무 일도 없습니다. 해미를 찾던 ㄷ중 해미에게서 다시 걸려온 전화에는 해미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고 도로소음과 가방을 여닫는 소리만 들릴 뿐입니다. 해미의 집에 찾아가 보니 비밀번호는 바뀌어있고 주인 할머니가 열어준 해미의 방은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있습니다. 종수는 해미의 내레이터 모델 동료도 찾아가 보고 팬터마임 학원도 찾아가 보지만 해미를 찾을 수는 없습니다. 종수는 벤의 동네에 찾아가 벤을 만납니다. 그는 종수가 좋아한다던 윌리엄 포크너의 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종수가 비닐하우스는 어떻게 되었냐고 묻자 벤은 물론 태웠다고 말합니다. 종수는 자기 집 근처에 모든 비닐하우스를 확인해봤지만 탄 것은 없다고 말하고 벤은 너무 가까워서 놓쳤나 보라면서 너무 가까우면 안 보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종수가 다시 해미랑 연락이 되냐고 묻자 해미는 그냥 연기처럼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벤은 해미가 종수를 특별하게 생각했다고 해미가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자기편이 되어줄 사람이라는 말을 했다고 전합니다. 종수는 해미의 엄마와 언니가 하는 분식집에 찾아가지만 해미의 언니는 해미한테 카드빚을 갚기 전에는 집에 들어올 생각하지 말라고 전하라고 합니다. 종수가 우물에 빠졌던 이야기를 묻자 해미의 가족을 그런 일 없었다며 해미가 원래 이야기를 잘 지어내고 심지어 집 옆에는 우물도 없었다고 말합니다. 종수는 해미 옛날 집 근처에서 우물을 찾아보지만 마을 사람도 우물은 없었다고 말합니다. 종수는 다시 벤의 동네에 찾아가 벤을 미행합니다. 벤은 종수를 먼저 찾아 다가와서 자신의 집에 들어오라고 합니다. 벤의 집에는 새로운 고양이가 한 마리 있습니다. 벤이 종수에게 무슨 소설을 쓰는지 묻자 종수는 아직 모른다며 자신에게는 세상이 수수께끼 같다고 말합니다. 종수는 벤의 집 화장실에서 해미의 손목시계와 똑같은 시계를 발견합니다. 벤의 집 문이 열린 틈을 타 고양이가 도망가고 고양이를 먼저 발견한 종수가 보일이라고 부르자 고양이는 종수에게 와서 안깁니다. 벤은 종수와 비닐하우스가 많은 시골마을에서 만나고 종수에게 해미와 같이 만나자더니 왜 같이 오지 않았냐고 묻습니다. 그러자마자 종수는 대답도 없이 벤을 준비해온 도구로 찌릅니다. 그러고는 벤을 벤의 포르셰에 다시 태우고 자신의 옷도 모두 벗어 넣은 다음 포르셰에 불을 붙입니다. 그리고 발가벗은 채로 자신의 트럭을 타고 떠납니다.

 

감상평

미스터리한 영화답게 보고 난 후 한참을 여러 가지 해석과 감상평을 찾아 읽었습니다. 감독이 의도한 것을 미스터리 그 자체라는 말이 가장 맞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제가 영화를 보고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공허'였습니다. 공허한 세 사람이 만나 공허하게 끝나는 영화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벤이라는 인물은 상징적인 인물이고 누구나 한 번쯤 만났을 법한 친절하고 완벽하지만 묘하게 콤플렉스를 건드리는 사람,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보이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도 공허한 인물로 인생의 진지함 없이 즐거움만을 좇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본인도 그 공허함을 느끼고 즐거움을 찾는 행동들로 그것을 채우려는 노력을 합니다.

해미는 자신의 공허함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한 시도를 통해 찾아보려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그레이트 헝거를 꿈꾸며 살아가지만 그것을 찾지 못해 고통 없이 사라지고 싶다고 말하는 듯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해미가 유일하게 사랑한 인물은 종수이고 종수가 자신에게 인생의 의미를 줄 수 있는 사람인지 테스트해보려고 한 것 같아 보였는데 종수가 그렇지 않은 사람이란 것을 깨닫고 떠났다고 생각합니다.

종수라는 인물은 사실 흘러가는 대로 사는 사람 같아 보였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소설을 쓸 것이라 말하지만 사실 소설은 쓰고 있지 않은 인물입니다. 자기 인생에 대한 노력이 세 인물 중 가장 없어서 개인적으로 별로였습니다. 콤플렉스 많고 자존심은 세지만 잘난 것이 없어 화가 난 인물로 느껴졌습니다. 해미와의 관계에서도 해미가 먼저 다가왔고 종수는 해미와의 관계를 위한 고백이나 노력이 없습니다. 단지 해미가 자신의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부자에다가 부모와도 사이가 좋은 벤이라는 인물과 가깝게 지내는 것에만 몰두합니다. 종수에게는 벤이 필연적으로 나쁜 인물이어야 함에 틀림없습니다. 자신 또한 개츠비가 되고 싶지만 개츠비가 될 일말의 가능성도 없는 종수가 할 수 있는 일은 개츠비를 공격하는 일뿐입니다.

종수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이지만 해미를 다루는 영화의 시선이 여성으로서 좋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영화가 바라보는 해미는 힘 있고 돈 많은 인물과의 대결구도의 가운데 소품화 된 여성 캐릭터같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이창동 감독이 분노 프로젝트라고 명명하고 이 시대의 분노를 시사하는 점이 있다고 하는데 그 분노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준 점은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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