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중 또 하나의 성공작, Fyre Festival에 관한 시리즈 'Fyre:꿈의 축제에서 악몽의 사기극으로'입니다.
다큐멘터리는 파이어 페스티벌의 기획부터 마케팅까지의 과정과 성공과 실패의 여정을 보여줍니다. 실화라고 하기에는 너무 블랙 코미디 같아 웃기기도 하고 그 안에서 배울 점이 많은 다큐멘터리였습니다.
파이어 페스티벌의 기획과 마케팅
빌리 맥팔랜드는 유명 뮤지션 자룰과 함께 뮤지션들을 편리하게 섭외할 수 있는 Fyre라는 앱을 개발합니다. 그리고 Fyre앱의 홍보를 위해 세상에 없었던 초호화 축제를 기획합니다. Fyre Festival이라고 불리는 이 축제는 바하마의 천국과 같은 섬에서 개최되며 뮤지션들의 공연은 물론이고 모델들과 인플루언서들도 참석할 것이라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합니다.
사람들이 Fyre앱은 몰라도 Fyre페스티벌은 알정도로 축제 홍보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장소가 장소인만큼 티켓은 비행기표, 숙소, 식사, 축제비용이 모두 포함되어 고가였음에도 불구하고 이틀 만에 매진되었습니다.
다큐멘터리에서 파이어 페스티벌을 준비하며 빌리가 어떻게 지내는지 보여주는데 그것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유명 모델들과 홍보 촬영을 하러 아름다운 섬에 가서 일인지 휴가인지 모를 정도로 즐거운 모습이었습니다. 저렇게 일하고도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쨌든 마케팅 그 자체는 성공적이었습니다.
파이어 페스티벌의 실패
떠들썩하고 화려한 마케팅과는 달리 Fyre회사 내부에는 문제가 아주 많았습니다. 우선 축제의 주최자인 빌리 맥팔랜드는 공연이나 축제 관련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조그마한 파티를 주최하더라도 준비할 것이 아주 많지만 빌리는 축제를 주관하는 일을 아주 쉽게 보고 시작한 것 같습니다.
첫 번째로 파이어 페스티벌은 이미 관객들에게 홍보한 것들을 실행할만한 자금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축제장소로 정한 바하마의 섬에는 배관등의 기본적 인프라도 없는 상태였고 준비기간은 오직 8주 정도였습니다.
상황이 좋지 않게 돌아가자 빌리는 예약자들에게 축제에서 쓸 선불 지갑까지 충전받으며 자금을 조달하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Fyre축제를 준비하던 직원들도 무언가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것을 알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축제날이 다가옵니다.
결국 축제에 도착한 사람들은 당황스러운 대접을 받게 됩니다. 약속된 럭셔리 코티지가 아닌 비닐로 된 텐트에 묵어야 했고 그마저도 비가 와서 받은 매트리스도 비에 모두 젖습니다. 공연장은 공사가 마무리되지도 않은 상태였고 식당은 음식이 부족해 참가자들에게 식빵 두쪽과 치즈만을 주었습니다. 결국 축제는 취소되고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가려고 공항에서 밤을 새웁니다.
이 사건으로 Fyre페스티벌을 예약했던 사람들은 금전, 시간적 손해뿐만 아니라 사회적 조롱까지 당하게 됩니다. 또한 Fyre페스티벌을 준비하는데 고용되었던 Fyre사의 인력뿐만 아니라 현지 바하마 사람들도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결국 빌리 맥팔랜드는 6년형의 징역형을 받았고 앞으로 기업의 경영이나 임원직을 맡지 못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났습니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다리가 찢어진다.
빌리는 사기를 치려고 계획하고 이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나름의 원대한 꿈을 가지고 시작한 비즈니스였고 그것을 해내려고 나름의 노력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기꾼으로 전락해버린 이유는 능력 부족과 자신의 능력 부족도 인지하지도 못하고 돌이킬 수 없는 일을 벌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한 사업가가 얼마나 다른 사람들에게 큰 손해를 입힐 수 있는가를 보여준 아주 극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옛 우리의 속담 중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다리가 찢어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뱁새는 영원히 황새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뜻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고 싶으면 그만큼의 노력이 있어야 하지만 SNS에 온갖 성공스토리가 난무하는 요즘 사람들은 빨리 성공하고 빨리 무언가를 보여주려고 하는데만 집중합니다. 빌리 또한 그러했습니다. 말도 안 되는 기간 내에 말도 안 되는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도 그럴싸한 보여주기 식 이미지들만을 추구하며 자신도 거기에 도취되어 현실을 보지 않으려 했습니다. 결국 실패를 향해 달려가는 마차에 올라타 끝까지 달린 것입니다.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호텔 뭄바이, 아름다운 호텔에서 일어난 끔찍한 테러사건 (0) | 2024.06.28 |
---|---|
실화를 녹여내어 더 소름 돋는 넷플릭스 소년심판 (0) | 2024.06.18 |
'게이브리얼의 죽음: 누구의 책임인가?' 넷플릭스 추천 다큐멘터리 (0) | 2024.06.18 |
넷플릭스 애나 만들기, 사기인가 퍼스널 브랜딩인가 (1) | 2024.06.16 |
마음이 찢어지도록 무서운 비극, 영화 '케빈에 대하여' (1) | 2024.0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