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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호텔 뭄바이, 아름다운 호텔에서 일어난 끔찍한 테러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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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호텔 뭄바이는 타지마할 팰러스 호텔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되어서 그런지 보는 내내 테러가 일어난 호텔에 함께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긴장감 있게 보았습니다.

 

 

인도 타지마할 팰러스 호텔 테러사건

타지마할 팰러스 호텔은 1903년 처음 문을 연 역사가 깊은 5성급 호텔입니다. 아름다운 호텔 인테리어와 초특급 서비스로 개장 이후 인도를 방문하는 정치인이나 유명인사 등이 많이 묵어왔고 관광객들에게도 현재까지 사랑받는 호텔입니다.

2008년 11월 26일 파키스탄에서 온 테러리스트들은 뭄바이의 붐비는 장소 12곳을 타깃으로 잡고 3일간의 공격을 시작했는데 그중 한 곳이 타지마할 팰러스 호텔이었습니다. 테러가 일어난 당시 호텔에서는 많은 투숙객들과 각종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었고 이 테러사건으로 타지마할 팰러스 호텔에서 3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도시 전역에서는 166명 이상 사망하고 수백 명의 부상자가 생겨났습니다.

테러사건 이후에 호텔에 있었던 생존자들을 통해 호텔 안에서의 상황들이 얼마나 긴박했는지, 또 그 안에서의 사람들의 협동과 영웅적인 인물들의 스토리들이 전해졌고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되었습니다.

호주 출신인 앤서니 마라스 감독은 다양한 종교와 배경의 사람들이 무차별 테러를 받는 와중에 서로를 도우며 생존한 스토리에 감동을 받아 자신의 첫 장편영화 '호텔 뭄바이'를 만들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호텔 뭄바이 줄거리

호텔의 직원들은 손님을 맞이할 준비로 바쁩니다. 호텔의 VIP인 자흐라는 미국인 남편과 아기, 유모와 함께 호텔에 들어옵니다. TV에서는 뭄바이의 어떤 장소가 테러공격을 받았다는 뉴스가 나옵니다.

도시의 각 지역에서 테러를 피해 몰려온 사람들이 호텔로 달려왔고 호텔은 기꺼이 그들을 피신시켜 줍니다. 하지만 그 사람들과 섞여 테러범들도 호텔로 들어옵니다. 그 시각 자흐라는 열이 있는 아이를 유모에게 맡기고 남편과 함께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호텔에 들어온 테러범들은 무차별 공격을 시작하고 호텔 셰프인 오베로이와 직원인 아르준은 상황을 알아채 식당 불을 끄고 식당 손님들을 숨깁니다. 객실에 남아있던 유모와 아기는 자흐라와 남편의 연락을 받고 아이와 함께 벽장에 몸을 숨겨 객실에 찾아온 테러범의 공격을 겨우 피합니다. 하지만 아기가 걱정된 남편은 우여곡절 끝에 객실로 가 함께 대피하려고 하지만 복도에서 테러범에 인질로 잡히고 아이와 유모는 다시 벽장에 갇힙니다. 

자흐라는 한참이 지났는데도 남편은 돌아오지 않고 자신들을 구해줄 군인이나 경찰도 소식이 없자, 아기를 찾아 나서지만 금방 테러범들과 마주쳐 인질로 잡히게 됩니다. 대테러군이 뭄바이에 도착했던 소식이 들리자 테러를 지시한 상관은 테러범들에게 인질들을 모두 없애라고 명령하고 테러범들은 그것을 실행합니다. 자흐라는 그 순간 이슬람교의 기도를 시작하고 테러범들은 같은 알라신을 모시는 자흐라를 해칠 수 없어 자흐라를 두고 떠납니다. 

테러 진압군이 도착하고 자흐라는 아기와 유모와 재회해 눈물을 흘리고, 아르준은 집에서 기다리던 가족들과 무사히 다시 만납니다. 

 

 

테러리스트들과 생존자들

영화 속 호텔에 있는 사람들은 코앞까지 다가온 공포에 이성을 잃기도 하지만 서로서로 힘이 되어주며 위로하고 버팁니다. 공포심에 이성을 잃고 자흐라에게 의심을 품는 투숙객에게 대항해 자흐라의 편에 서주고 위로를 건네는 다른 투숙객들, 터번으로 인해 공포를 느끼는 손님들을 위해 자신의 종교의 상징인 터번을 기꺼이 벗겠다고 한 아르준의 모습, 초반에 탈출할 수 있었지만 손님들을 위해 함께 남은 호텔 직원들, 테러 진압군이 오기 전에 최선을 다해 구출작전을 펴는 지역경찰들의 모습들은 묵직한 감동을 주며 인간적인 마음의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한편 테러리스트들의 모습은 자신들이 일으킨 심각한 테러의 심각성에 비해 천연덕스럽고 철없는 모습이 곳곳에 보입니다. 알라신을 위해서라는 상관의 지시와 함께 시작된 테러는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알 수 없고 곳곳의 장면에서는 테러리스트들이 그 일을 하고 돈을 지급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는 모습이 나옵니다. 5성급 호텔에 처음 와본 테러리스트들은 고급 호텔 내부와 음식에 매료되기도 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이 영화에서 테러리스트들을 그저 악마적인 테러리스트의 모습이 아닌 철없고 어리석은 청년의 모습들을 슬쩍슬쩍 보여주며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려냈습니다. 이 때문에 비난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감독은 실제 테러리스트들과 그들에게 지시하던 테러 주모자와의 통화 녹취록까지 모두 들으며 테러리스트들에 관해서도 많이 생각해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단순한 악당으로 태어나는 자들이 아니고 그들이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 배경도 세심히 살펴보고 이해해보려 노력해야 그러한 행동도 막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테러의 주모자는 아직 잡히지 않았고 테러를 실제로 일으킨 테러범들은 거의 죽은 것을 보면 감독이 왜 이러한 말을 했는지 이해가 가긴 합니다. 

테러사건들을 보면 실질적 배경은 정치, 사회적인 목적이지만 정작 현장에서 테러를 일으키는 테러리스트들은 종교적인 사명이라고 믿고 테러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을 해하도록 하는 신이 진짜 신이라고 하고 있을지, 테러가 신의 지시라고 믿는 그 어리석음이 참 안타깝고 그들을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이용하는 세력의 악함이 참 무서운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는 테러를 일으키는 신의 지시와 어리석음, 그리고 서로를 위해 함께하는 인간의 아름다운 마음들을 대비적으로 보여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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