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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넷플릭스 애나 만들기, 사기인가 퍼스널 브랜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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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들어갈 때마다 한동안 1위에 떠있던 애나 만들기를 주말에 몰아보았습니다. 애나 소로킨이라는 실제 인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넷플릭스가 이 사건을 시리즈로 제작하기 위해 범죄인인 애나 소로킨에게 32만 불을 지불했다고 알려져 화제가 되었었습니다.

총 9화짜리 시리즈물인데도 불구하고 뒷내용이 계속 궁금하고 너무 재미있어서 몰아서 보기 수월했습니다. 이십 대 중반의 나이에 호화 생활을 누리는 애나의 모습이 뉴욕의 배경으로 나오기 때문에 패션과 인테리어 등 볼거리가 풍부했고 대리만족을 줄만한 장면들도 많이 나옵니다.

 

 

실제 애나 소로킨 사건

갑작스레 뉴욕의 셀러브리티들 사진 속에 등장하는 새로운 인물은 애나 델비입니다.

그녀는 온갖 유명인의 파티, 패션쇼, 사교계 모임에 빠짐없이 등장합니다. 갑작스레 등장한 그녀에 대해 자세히 아는 인물은 없지만 그녀가 부자인 것은 확실한 듯합니다. 바로 그녀의 호화스러운 생활 때문입니다. 유명 연예인들처럼 호텔에 장기투숙을 하며 큰 금액의 팁을 망설임 없이 지불하는 그녀를 보고 주변인들은 그녀가 독일 부호의 상속녀라는 그녀의 주장을 쉽게 믿습니다.

그녀는 뉴욕에서 고가의 미술품을 거래하는 아트센터와 사교클럽을 연계한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은행에서 수십억의 대출도 받으려 하고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비즈니스는 실체가 없었고 은행에 제출한 서류도 모두 조작이었습니다. 또한 그녀는 독일 부호의 상속녀도 아닌 평범한 러시아 20대 여성이었습니다.

그녀는 결국 8건의 혐의에 유죄가 확정되어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작년 2월 석방되었습니다. 총 피해금액은 27만 불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그녀의 사건의 스토리가 워낙 드라마틱해서 사람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고 넷플릭스는 그녀가 사기 친 금액보다도 더 큰 32만 불을 애나에게 지불하며 그녀의 이야기를 구매합니다.

 

 

넷플릭스 애나 만들기와 애나 소로킨 사건 차이점

애나 만들기의 첫 장면에 "이 이야기는 전부 실화이다. 완전히 지어낸 부분만 제외한다면."이라는 문구가 등장합니다. 이 말대로 거의 모든 부분이 애나 델비 사건의 실제와 비슷하게 제작되었습니다. 전체적인 흐름은 실제 스토리를 재구성한 정도의 느낌으로 받아들여도 될 만큼 실제와 똑같고 등장인물들도 실제 기사와 비교했을 때에 거의 비슷하게 구성되었습니다.

특히 애나의 친구로 나오는 네프는 실제로 영화감독 지망생으로 호텔에서 일하던 중 호텔에 투숙 중인 애나 소로킨과 친구가 되었고 지금도 친하게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레이첼은 실제로 베니티 페어라는 패션지에 에디터로 근무하다가 애나와 친구로 지내고 모로코 여행 사건의 피해자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영화에 나오는 대로 자신의 사건을 기사화하고 자신의 스토리를 팔아 유명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평범한 인물에 가깝다고 느꼈던 케이시는 실제로 라이프 코치 겸 트레이너로 애나를 만나기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자신의 삶을 유지 중이라고 합니다.

기자로 나오는 인물의 실제 이름은 제시카 프레슬러로 애나 만들기에서 나온 것처럼 과거의 실수를 만회하려고 노력 중이었고 임신 중인 상태로 애나 사건을 취재했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부분은 애나의 남자 친구이자 초반 사업 동반자로 나온 체이스의 실제 인물은 한국인이라고 합니다. 헌터 이소익이라고 불리는 실제 인물은 서울 태생으로 영화에 나오는 대로 앱을 만들다 중단하고 5년간 두바이 정부에서 데이터 관련 일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리즈로 제작된 애나 만들기 내용 중 중요 내용은 아니었으나 애나의 지인 중 하나인 남성이 Fyre페스티벌을 기획 중이라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것이 꾸며진 내용인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넷플릭스 시리즈인 거대 사기극 Fyre페스티벌에 관한 시리즈를 깨알 홍보하는 것이 재밌었습니다. (이 사건도 아주 재밌었는데 넷플릭스 'FYRE: 꿈의 축제에서 악몽의 사기극으로'라는 시리즈로 나와있습니다. 추후 리뷰할 예정입니다.)

 

애나 델비는 현대인의 롤모델?

애나 소로킨 사건이 유명해진 것은 애나의 변호사 말대로 요즘 사람들의 마음속에 애나 델비가 조금씩 존재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녀는 사기꾼이지만 한편으로는 퍼스널 브랜딩에 성공했고 결국 자신의 바람대로 유명해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리즈의 제목이 'Inventing Anna'인 것 같습니다.

애나 소로킨은 애나 델비라는 사람들의 입맛에 맞춘 가상의 인물을 창조했고 그 과정에서 조금만 비틀어 성실한 사업가의 면모를 보여줬다면 성공적으로 사람들의 워너비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사기꾼으로 징역형까지 받았지만 SNS로 자신을 과장해 홍보해 성공에 한 발짝 가까이 가는 비결을 비법서 인양 사고파는 이 시대에 '그녀에게 돌을 던질 자 누구인가' 생각하게 만듭니다.

전과자이긴 하지만 결국 유명해져 팬들도 생기고 자신의 스토리를 판매까지 하는 애나 소로킨은 다시 새로운 비즈니스를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애나 소로킨은 한 인터뷰에서 자신은 풍자를 좋아한다고 말했던데 그녀가 벌인 이 범죄가 이 시대의 풍자극인 듯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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