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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리플리, 자기 자신마저 속여버린 거짓말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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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리(The Talented Mr.Ripley)는  2000년도에 개봉한 스릴러 영화로 개봉 당시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영화입니다. 넷플릭스에도 올라와있어서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도 세 번 정도 이미 보았는데 오랜만에 다시 봐도 아는 내용이지만 흥미진진했습니다.
맷 데이먼, 주드 로, 기네스 팰트로, 케이트 블란쳇 등 명배우들의 젊은 시절 아름다운 미모를 볼 수 있는 이 영화는 같은 제목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원작 소설은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성격장애의 이름을 유래시킨 것으로 유명합니다.

 

 

거짓말로 얻은 달콤한 휴가

주인공 톰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가난한 청년입니다. 누구보다 거짓말을 잘하는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써먹을 곳은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부자들의 파티에서 대타로 피아노 연주를 하게 되고 입고 있던 재킷 때문에 대학생으로 오해를 받습니다. 파티에 참석했던 한 사람이 자신의 아들 디키와 동창이냐며 묻더니 자신의 아들을 이탈리아에서 데려와 준다면 큰돈을 주고 이탈리아 여행 경비 또한 내주겠다고 합니다.

그의 제안에 혹한 톰은 계속 대학생 인척 하며 제안을 받아들이고 디키에 대해서 조사합니다. 

그렇게 떠난 이탈리아에서 드디어 만난 매력적인 인상의 디키는 자신의 여자 친구 마지와 함께 자유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톰은 미리 조사한 내용으로 디키에게 호감을 얻고 친구가 됩니다. 톰 또한 자신과는 다른 디키의 모습과 행동들에 호감을 느낍니다. 둘은 계속 붙어 다니며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고 그럴수록 톰의 디키를 향한 마음이 더욱 커져서 동경과 사랑의 감정을 넘어 집착까지 하게 됩니다. 그러한 톰이 부담스러워진 디키는 톰을 멀리하려 하기 시작하고 디키와 말다툼을 하다 톰은 디키를 죽입니다.

 

다른 사람으로 살고 싶었던 청년

디키의 죽음 후 톰은 디키로 살기로 결심합니다. 가짜 편지를 보내 디키의 여자 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디키의 아버지가 보내주는 돈으로 화려한 생활을 하지만 얼마 후 디키의 다른 친구 프레디가 디키가 살던 집에 찾아와 톰을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톰은 프레디의 목숨까지 빼앗고 경찰의 의심을 받지만 디키의 가짜 유서를 작성해서 모두 디키가 한 짓으로 꾸며 의심을 피하고 디키의 돈까지 물려받습니다.

이제 자신의 이름으로 살며 떳떳하게 부자로 살 수 있게 된 톰은 마지의 친구였던 피터와 연인이 됩니다. 피터는 톰을 톰 자체로 사랑해줍니다. 하지만 피터와 함께 떠난 크루즈 여행에서 자신을 디키로 알고 있는 여성과 마주치게 되고 자신의 범죄가 발각될까 두려웠던 톰은 결국 피터의 목숨까지 빼앗고 맙니다.

 

 

제가 본 초반의 톰은 그냥 불행하고 자존감 없는 평범한 청년 같았습니다. 그의 거짓말을 잘하는 재능이 그에게는 악마의 선물 같습니다. 그 재능으로 인해 결국 자신의 헛된 욕망을 키우고 그 욕망에 매몰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후반부에 그냥 피터와 멀리 떠나서 행복하게 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왜 메러디스가 아닌 피터에게 그랬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보고 생각해보니 톰은 자기 자신으로 사는 것보다 디키로 사는 것이 더 행복한 사람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영화는 다소 극단적으로 전개되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하루에도 여러 번 다른 사람의 화려한 삶을 나의 삶과 비교하여 다른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많다고 합니다. SNS 우울증이라는 것이 생겨날 정도로 다른 사람들을 동경하기는 쉽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는 어려운 요즘 세상에서 더 어울리는 영화였습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제가 이 영화를 네 번이나 재미있게 보게 된 이유는 디키와 마지가 머무는 이탈리아의 집과 이들의 패션이 정말 아름답기 때문이었습니다. 우아한 휴양지 패션들이 다양하게 나오고 이탈리아의 집은 흉내내기 힘든 이국적 아름다움이 있어서 계속 기억에 남았습니다.

맷 데이먼의 연기도 소름 돋을 정도라서 누가 봐도 빠져들만한 좋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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