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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마돈나, 한 여성의 비극적 삶 그리고 그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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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내내 빠져들어서 보게 된 몰입감이 아주 좋지만 보는 내내 고통스러운 영화 마돈나입니다. 

영화 마돈나는 칸 국제영화제 68회 주목할만한 시선으로 공식 초청을 받아 많은 찾사를 받은 작품이고 신수원 감독이 연출, 서영희, 권소현 배우가 주연을 맡은 2015년 개봉작입니다.

맡은 역할 때문인지 권소현 배우의 연기가 아주 돋보였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권소현 배우의 얼굴이 기억에 많이 남았고 그 역할을 맡은 배우도 많이 힘들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만큼 괴롭고 마음이 찢어지는 영화라서 우울하신 분들은 추천을 못 드리겠지만 고통스러워도 함께 보며 생각해보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 마돈나 줄거리

해림은 VIP 병동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VIP 병동에는 식물인간 상태의 재력가 남성이 입원해있고 그의 아들 상우가 그를 돌보고 있습니다. 어느 날 마돈나라 불리는 어떤 여성이 실려와 VIP 병동으로 옮겨집니다. 그녀는 만삭이고 혼수상태입니다. 상우는 아버지의 수술을 위해 마돈나의 심장을 이식받고 싶어 하고 해림에게 마돈나의 가족을 만나 동의서를 받아오라고 합니다. 해림은 동의서를 받기 위해 마돈나의 과거를 추적합니다.

마돈나의 이름은 장미나였습니다. 해림이 추적한 그녀의 삶은 끔찍했습니다. 상상할 수 없는 고통스러운 사건들이 반복된 미나의 과거는 불행하기 짝이 없었지만 그럼에도 미나는 아기를 사랑했습니다.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차별과 폭력 속에서도 아기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고 뱃속 아기와 유일한 교감을 나누었습니다.

미나의 모든 것을 알게 된 해림은 누워있는 상우의 아버지에게 미나의 고통스러운 삶을 말해주고 호흡기를 빼려 하지만 사우의 아버지는 스스로 호흡을 멈추고 웃으며 세상을 떠납니다. 미나는 사랑하던 아이를 무사히 출산했지만 본인은 살아남지 못합니다.

사실 해림 또한 미혼모였지만 해림은 아이를 저버리고 유기하는 다른 선택을 했었습니다. 해림이 미나의 삶을 그토록 집요하게 추적했던 것은 상우의 요청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마지막 장면에 해림은 버스를 타고 가다가 사진관 앞에 걸려있는 미나의 사진을 보게 됩니다. 임신한 그녀의 사진은 행복한 듯 웃고 있습니다.

 

 

닮았지만 다른 삶

미나의 삶을 보면 고통 그 자체입니다. 남들의 기준과 조금 다를 때에 오는 불편함, 차별등으로 시작된 수많은 폭력과 차별들을 온전히 겪는 인생은 감히 제가 상상할 수 없을 수준입니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미나는 정말 강인한 여성, 특별한 사람으로 보였습니다. 자신을 대하는 폭력에 불구하고 그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하며 삶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 자신에게 고통을 준 아이지만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반면 해림은 평범한 사람들처럼 사회적 기준에 맞추어 살아가려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사회적으로 불리해 보이는 결점은 감추고 양심을 지키려 심한 노력을 하지 않으며 내가 당한 부조리를 똑같이 행하더라도 자신에게 고통을 준 사회의 일원이 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미나와 같이 상처받은 영혼인 것은 같습니다.

해림이 미나를 처음 보고 상우의 지시를 받기로 한 것처럼 우리는 다른 사람의 고통에는 외면하기 쉽고 특히 약자인 사람의 삶에서 자신의 삶과 닮은 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미나를 봐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이 훨씬 전에 나타났으면 어땠을까, 해림과 같은 사람과 서로 위로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미나와 같은 사람이 나타났을 때 상우나 권위적인 폭력을 행사한 영화 속 가해자들과 같은 사람들을 욕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것은 진정한 연대와 공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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