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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우리들 후기 (The World of Us) 그 때 그 시절 우리들을 생각나게 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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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의 나이, 어린 시절의 우리들을 생각나게 해주는 영화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 영화로 꼽을 만큼 평이 좋은 독립영화라서 챙겨보았습니다.

 

보면서 첫 번째로 감탄했던 것은 감독은 분명 성인일 텐데 이 감정들을 어떻게 다 기억해내고 표현해냈는지였습니다. 저는 어른이 된 후에 놀이터나 운동장에 있는 아이들을 보면 부러워하며 저 시절로 돌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많습니다. 그저 해맑게 지금 이 순간만을 온전히 즐긴다고 생각해서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떠올랐습니다. 어린 시절에도 인생은 그저 녹록하지는 않았다는 것이.

 

 

선이

괴롭힘을 당하거나 하는 왕따는 아니지만 친구가 없는 아이입니다. 게임할 때 한 명씩 짝을 지으면 마지막에 남는 그런 아이입니다. 부모님은 좋으시니 분들이지만 세심하게 선이를 챙길만한 여유는 없습니다. 선이 에게는 귀여운 동생 윤이가 있습니다.

지아

여름 방학에 전학을 온 아이입니다. 아는 친구가 없는 상태에 우연히 방학중 선이를 알게 되어 친해집니다. 부모님은 이혼을 했고 이전 학교에서는 왕따를 당했습니다.

우리들

친구가 없어 외롭게 지내던 선이는 여름방학을 하면서 지아라는 전학생 친구를 만나게 됩니다.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져 매일매일 만나고 집도 오가며 서로에게 제일 친한 친구가 되어줍니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지아가 본격적으로 새로운 학교생활을 시작하면서 선이를 대하는 지아의 태도가 무언가 달라집니다. 학교에서 은따인 선이 대신 친구들이 많은 보라라는 친구의 무리들과 더 가까워지려 노력합니다.
선이는 다시 지아와 가까워지려 노력하지만 지아는 이를 밀어내고 둘은 결국 크게 싸우고 멀어집니다. 그러다 지아가 반 1등을 차지하면서 지아는 보라의 무리에게서 다시 왕따가 됩니다.
그런 지아에게 선이는 다시 먼저 손을 내밀어줍니다.

 

 

서툰 우정을 향한 간절함과 잔인함

저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보라, 지아, 선이가 모두 섞여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도 그러할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들이라는 제목이 참 적절한 것 같습니다. 이것은 우리들 모두의 성장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생일파티 장면이 마음에 남았었는데 저의 경험과 교차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20년 전의 일이지만 지아와 선이와 같은 초등학교 4학년 생일에 소꿉친구와 새롭게 친해지고 싶은 친구가 사이가 좋지 않게 되어 소꿉친구를 저의 생일파티에 초대하지 않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다시 소꿉친구와 잘 지내었지만 그 일이 계속 마음에 남아 문득문득 그 친구에게 아직도 미안해집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소꿉친구는 마지막 장면의 선이처럼 용기를 먼저 내준 친구였습니다. 그 일 이후에 다시 그 친구가 저에게 손을 내밀어줬고 그래서 다시 친구로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영화 속 이야기는 선이와 지아 중심으로 그려지지만 보라라는 친구도 계속 눈에 밟혔습니다. 왕따를 주동하고 친구도 많고 공부도 잘하지만 보라도 늘 불안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에 왕따를 주동하거나 가담하는 친구들도 역시 왕따가 될까 불안한 마음이 있고 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서툰 방법이 다른 친구를 타깃으로 잡는 것 아닐까요? 우리 모두 누군가에겐 보라 누군가에겐 선이 누군가에겐 지아가 되어가며 상처를 주고받으면서 어른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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